딱딱한 경기장 바닥에 농구공이 튕겨 나가며 규칙적인 탕 소리를 낸다. 무겁게 내려앉은 경기장 안 공기를 가로지르며 송재혁은 빠르게 달려 나간다.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가득 띤다. 3점 슛 라인에서 농구공을 던지면 공은 곧 정확하게 골대에 들어간다. 아, 이 순간의 그 느낌이란. 송재혁은 생각한다. 무엇과도 이 감정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고.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재혁은 훈련을 마친 팀원들에게 서글서글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인다. 팀원들에게 적당한 답변이 돌아오는 걸 듣고 나서야 그는 훈련 중에 벗어둔 안경을 착용한다.
숙소로 돌아가며 그는 주먹을 천천히 쥐었다 펴기를 반복한다. 아직도 공이 손에서 떠나는 그 느 낌이 손에서 떠나지 않았다. 입에서 하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워 손가락 끝이 점점 빨갛게 얼어갔다. 하지만 그는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지 않았다.
그는 숙소에 들어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하늘은 어두워진 지 오래였고 숙소는 조용했다. 아마 숙소의 모두가 자나보다 하며 방의 불을 켜자 엉망으로 어질러진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는 대충 그가 앉을자리만큼만 엎어진 물건들을 옆으로 밀어댈 뿐이었다. 탑과 같이 높이 쌓인 물건들이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이 아슬아슬하게 흔들렸다.
늦은 저녁을 우물거리며 그는 오늘의 날짜를 가늠했다. 그러고 보니 곧 있으면 내 생일이네, 형들이랑 술 마시러 가자고 할까. 그 누구도 술로는 재혁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 지, 그는 새삼스레 다가오는 자신의 생일의 계획을 고민하며 닭가슴살을 입에 넣었다. 내일쯤 부모님한테 연락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그는 식사를 끝냈다.
잠자리에 눕자 오늘 훈련 경기의 장면이 그의 눈앞에 선연히 떠오른다. 아 다음번에는 이렇게 해야겠다, 저렇게 해야겠다 하며 그는 한참이나 자신의 경기에 대해, 전략에 대해 생각하다 잠에 빠져든다.
재혁은 남들 평가에 따르자면, 능력 있는 슈팅가드다. 과감하면서도 정확한 슛으로 경기의 판도 를 자신의 팀의 승리에 가깝게 바꾸어놓을 때도 많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누군가 그가 ‘슛밖에 없는’ 선수냐 물어보면 그건 절대 아닐 것이다. 송재혁은 타고난 유들 거리는 성격 덕인지 팀으로 진행되는 플레이 방식에도 능하며 상대 팀의 움직임을 예 상해 앞서 나가는 모습도 보여주니 말이다.
그런 그에게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절대 질 수 없다는 승리에 대한 욕심이다. 그는 지는 게 싫었지만, 그보다도 더 이기는 게 좋았다. 승리할 때면 느껴지는 손가락 끝이 찌릿하는 감각,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열광하는 팬들, 자신을 향해 환호하며 달려오는 팀원들, 땀에 절어 숨을 폐 끝까지 헐떡이면서도 느껴지는 아드레날린과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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